원주라는 가깝고도 먼 곳에 있는 뮤지엄 산은 맨날 위시리스트에는 있었지만, 저에게는 당일치기를 하기에도 애매하고 그렇다고 1박을 하기에도 애매한 곳이었습니다. 이직을 하는 기간 동안 잠시 생긴 텀을 이용해 다녀온 뮤지엄 산은 건축물 자체가 예술 작품이었습니다.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타다오의 설계로 만들어진 이 뮤지엄은 노출콘크리트와 미니멀리즘을 잘 구현하였지만, 무엇보다 자연의 일부로서 어우러져 영감을 준다는 측면에서 깊은 감동을 주었습니다. 실제 본관은 네 개의 윙 구조물이 사각, 삼각, 원형의 공간들로 연결되어 있는데, 대지와 하늘을, 사람으로 연결하고자 하는 건축가의 철학이 담겨 있다고 합니다. 또한 안도 타다오가 뮤지엄 부지를 처음 방문 했을 때 '도시의 번잡함으로부터 벗어난 아름다운 산과 자연으로 둘러 쌓인 아늑함'이라는 인상을 바탕으로 설계 했다고 하는데, 압도적인 자연의 아름다움과 담백한 공간의 미학이 마음을 가득차 속세의 고단함을 잠시나마 잊게 해주는 경험이었습니다.
본 포스팅은 작년에 다녀온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한 묵은지 포스팅이지만, 기획 전시를 뺀 나머지 구성요소들이 변하지 않았고, 1회 방문에 그치지 않고, 올 가을엔 오크밸리 숙소에 묵으면서 꼭 한 번 다시 방문하고 싶어서 기록으로 남겨 봅니다.
- 위치 : 강원도 원주시 지정면 오크밸리 2길 260
- 관람시간 : 뮤지엄 10:00 ~ 18:00 / 제임스터렐관 10:30 ~ 17:30 (사전 예약 불가) / 명상관 10:25-17:05 (사전 예약 불가)
- 관람료 : 기본권 19,000원 / 명상권 (기본권 + 명상체험) 35,000원 / 제임스터렐권 (기본권 + 제임스터렐관 관람) 35,000원 / 통합권 (기본권 + 명상체험 + 제임스터렐관 관람) 40,000원)
워터가든 Water Garden
물 위에 떠 있는 아치웨이를 한번쯤은 보셨을 것입니다. 뮤지엄 산의 가장 상징되는 조형물이죠. 정적이고 고요한 건축물이 담백한 맛이라면, 아치웨이는 강렬한 색감으로 자연과 뮤지엄을 연결하는 듯합니다.
카페테라스
뮤지엄에 들어서면 처음 만나는 카페테라스는 실내만 보고 나오시면 절대 안됩니다. 야외 테라스에는 이렇게 멋진 자연의 풍광이 펼쳐지기 때문입니다. 계절의 변화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곳이라 사시사철 매력적일 것 같습니다. 외부에서 식사를 하기로 해서 카페테라스의 음료를 이용하지 않았지만 샌드위치나 간단한 디저트 류들을 같이 즐길 수 있습니다.
영상으로 같이 관람하실까요?
곳곳이 작품이다
뮤지엄 안에 들어와 있는 것만으로도 작품처럼 느껴졌습니다. 스위치 하나, 콘센트 하나, 스프링 쿨러 하나 모두 계산되어 배치된 벽면 뿐 아니라 오가는 발걸음 속 유리창 너머의 풍광의 다양함까지 모두 계산되어 완벽한 작품이 되었습니다.
명상관 체험 후기
제임스터렐과 명상관을 둘 다 체험할 시간이 되지는 않아서 명상관을 택했어요. 전 직장에서 너무 지쳐 있던 시기였기 때문에 명상이 주는 고요함과 에너지를 느끼고 싶었거든요.
처음부터 명상관이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해요. 뮤지엄산 개관 5주년을 맞아 뮤지엄 산의 철학인 '살아갈 힘을 되찾는 장소'에 맞추어 새로 생겨난 공간이라고 합니다. 드라마 마인에서 이보영과 김서형이 필라테스를 하던 공간이 너무 예뻐서 저긴 어딜까 했는데, 바로 이 곳이더라고요. 내부 사진을 촬영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어서, 외부 사진만 찍고 내부 사진은 퍼온 사진인데, 외부 사진에 가운에 유리 부분으로 빛이 들어와서 아래의 사진처럼 원형 빛 줄기가 형성되어,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드라마 속에서도 차분하면서도 영감을 받는 공간으로 감탄을 자아냈는데, 실제 공간에 들어가면 와- 소리가 절로 나는 신비로운 공간입니다. 음악과 향까지 더 해져 이 공간은 더욱 빛을 발하는데요. 꼭 이런 공간이 집에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만 했습니다.
약 40분간 진행된 명상은 아로마 향을 맡는 것으로 시작하는데요. 생각보다 프로그램의 수준이 높진 않기 때문에 공간 대여료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생각보다 프로그램 수준이 높지 않다고 이야기 한 것은 녹음된 가이드를 틀어 주어 몰입이 방해된 부분이 있었고, 내용도 흔한 내용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공간을 경험한 것만으로도 아깝지 않았습니다.
밖으로 나오면 풍경 소리와 함께 따뜻한 차가 준비되어 있어, 여운을 마저 즐길 수 있습니다.
상설미술관 / 한국미술의 산책 VII: 구상회화
전시기간 : 2021-06-19 ~ 2022-05-29
서양의 재료와 기법을 받아들이고 응용하여 한국적 정취화 향토성이 녹아 있는 사실계열의 작품들을 소개하는 전시로,도상봉, 오지호, 박수근, 이중섭, 이쾌대를 비롯해 14명의 한국 근현대 작가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종이박물관 (상시전시)
뮤지엄 산의 모체는 한솔그룹입니다. 제지기업 답게 뮤지엄 산 내에는 종이박물관이 있습니다. 우리가 너무 쉽게 쓰고 버리는 종이인데, 그 옛날엔 종이 한 장을 만드는 것도 혁명과 가까운 일이었죠.
기획 전시관 / 기세와 여운
전시기간 : 2021.3.13~2021.8.29 - 전시종료
커뮤니케이션 타워 백남준 作
건물 자체가 예술작품이지만, 진짜 동선 곳곳에 예상치 못한 예술 작품들이 놓여져 있습니다.
스톤가든 Stone Garden
신라고분을 모티브로 하여 9개의 스톤마운드와 조각품들로 구성되어 있는 공간입니다. 본관의 소재와 연계된 느낌이어서 이질감 없이 박물관을 야외에서도 즐기는 느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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